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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흐름표, 직접법과 간접법

회계 이야기 · 2026-10-07

현금흐름표를 만드는 길은 둘입니다. 둘 다 답은 같습니다. 이번 기에 현금이 얼마 늘었는지는 어느 길로 가도 똑같이 나옵니다. 다른 것은 그 길을 어떻게 보여 주느냐입니다.

직접법 — 용돈기입장 그대로

들어온 현금과 나간 현금을 그대로 적습니다.

고객에게서 받은 돈        120억
공급업체에 준 돈          (80억)
직원에게 준 돈            (25억)
이자로 낸 돈              (3억)
법인세로 낸 돈            (4억)
                       ──────
영업활동 현금흐름           8억

읽는 사람 입장에서 이보다 분명한 표가 없습니다. 돈이 어디서 들어와서 어디로 나갔는지가 한눈에 보입니다. 내년에 얼마가 들어올지 가늠하기에도 좋습니다.

K-IFRS 제1007호도 직접법을 권장한다고 적어 놓았습니다. 직접법으로 표시한 현금흐름이 간접법에서는 알 수 없는 정보를 주고 미래현금흐름을 추정하는 데 더 유용하다는 이유입니다.

간접법 — 당기순이익에서 거꾸로

그런데 실무에서 보는 현금흐름표는 거의 다 이렇게 생겼습니다.

당기순이익                 10억
  감가상각비               +5억
  매출채권 증가            (4억)
  재고자산 증가            (6억)
  매입채무 증가            +3억
                       ──────
영업활동 현금흐름           8억

번 돈에서 출발해 현금이 아닌 것들을 걷어내는 방식입니다. 손익계산서의 맨 아랫줄을 가져와서, 현금이 안 나간 비용을 다시 더하고, 현금은 움직였는데 손익에 안 잡힌 것을 빼고 더합니다.

같은 회사의 같은 기간인데 위 두 표는 완전히 달라 보입니다. 그런데 맨 아랫줄은 똑같이 8억입니다.

왜 어려운 쪽이 대세가 됐나

읽기는 직접법이 쉽고 기준서도 그쪽을 권하는데, 실무는 간접법입니다. 이유가 있습니다.

장부가 그렇게 생기지 않았습니다. 회사 장부는 발생주의 분개로 짜여 있습니다. 매출을 적을 때 그것이 현금 매출인지 외상 매출인지는 계정으로 갈리지만, "이 돈이 영업활동 현금인가 투자활동 현금인가"는 어디에도 안 적혀 있습니다. 직접법으로 만들려면 거래 하나하나를 다시 분류해 집계해야 합니다. 거래가 수십만 건인 회사에서 그것을 손으로 하기는 어렵습니다.

간접법은 기계적으로 뽑힙니다. 손익계산서 맨 아랫줄에서 출발해 재무상태표의 기초와 기말 잔액 차이를 가져다 붙이면 표가 만들어집니다. 이미 있는 두 표에서 끌어오는 것이라 새로 분류할 일이 없습니다.

그래서 "쉬워서 간접법을 쓴다"는 말은 반만 맞습니다. 만들기가 쉬운 것이지 읽기가 쉬운 것이 아닙니다. 만드는 사람의 편의가 읽는 사람의 불편으로 넘어간 셈입니다.

한 표 안에 두 방법이 섞입니다

여기서 한 겹이 더 붙습니다. 간접법을 써도 영업활동에만 쓸 수 있습니다.

K-IFRS 제1007호는 투자활동과 재무활동의 현금흐름은 총액으로 보고하라고 합니다. 기계를 하나 사고 하나 팔았으면 "순증감 2억"이 아니라 "취득 10억, 처분 8억"으로 나누어 적어야 합니다. 이것은 사실상 직접법입니다.

영업활동    간접법 — 당기순이익에서 거꾸로
투자활동    총액 — 취득과 처분을 각각
재무활동    총액 — 차입과 상환을 각각

한 장의 표 안에서 윗부분과 아랫부분이 다른 방식으로 만들어집니다. 처음 보는 사람이 헷갈리는 데가 여기입니다. 위에서는 "증가" "감소"라는 말이 나오는데 아래에서는 "취득" "처분"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거기에 이자 지급액과 법인세 납부액은 따로 공시하라는 요구까지 붙습니다. 간접법으로 뭉뚱그려 놓고서는 그중 일부를 다시 꺼내 보여 줘야 합니다.

2027년에 또 바뀝니다

K-IFRS 제1118호가 2027년 1월 1일 이후 시작하는 회계연도부터 적용됩니다. 손익계산서를 영업 · 투자 · 재무 범주로 나누는 것이 핵심인데, 현금흐름표에도 영향이 옵니다.

간접법의 출발점이 당기순이익에서 영업이익으로 바뀝니다. 손익계산서에서 영업으로 분류한 것과 현금흐름표에서 영업으로 분류한 것이 서로 맞게 하자는 취지입니다.

방향은 옳습니다. 지금은 손익계산서의 영업이익과 현금흐름표의 영업활동이 서로 다른 것을 담고 있어서, 둘을 나란히 놓고 비교하기가 어려웠습니다.

다만 2026년이 비교연도입니다. 2027년 재무제표에는 2026년 숫자가 비교표시로 들어가야 하니, 지금 지나가고 있는 이 회계연도 자료를 새 체계로 다시 만들어 두어야 합니다.

그래서

직접법이 읽기 쉽고 기준서도 권하지만, 장부가 발생주의로 짜여 있어 만들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간접법이 대세가 됐고, 대세가 된 대신 표를 읽기가 어려워졌습니다.

그 어려움이 구체적으로 어디서 오는지 — 왜 감가상각비를 더하고 왜 매출채권이 늘면 현금이 주는지 — 는 다음 글에서 하나씩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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