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위즈주식회사 루위즈

사업계획 세우기 전에 봐야 할 과거 숫자 세 가지

회계 이야기 · 2026-09-29

누구나 미래를 알고 싶어 합니다. 우리 회사가 내년에 얼마나 벌지, 몇 년 뒤 기업가치는 얼마가 될지, 대표라면 누구나 한 번쯤 밤늦게 계산기를 두드려 보셨을 겁니다. 투자자를 만나면 그 질문을 먼저 받기도 하지요.

그런데 미래를 그리려면, 먼저 과거와 현재를 자세히 알아야 합니다. 조금 돌아가는 길처럼 보이지만, 실은 이 길이 가장 빠릅니다.

과거를 자세히 본다는 것

과거와 현재를 안다고 해서 미래를 쉽게 맞힐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과거를 들여다보려고 사업을 하나씩 나누어 보다 보면, 막연하던 감이 조금씩 모양을 갖추기 시작합니다.

하나, 매출은 나누는데 원가는 한 덩어리

매출은 많은 회사가 이미 잘 나누어 보고 있습니다. 상품별로, 채널별로, 고객군별로. 이 부분은 대표님들의 감도 꽤 정확합니다. 무엇이 잘 팔리는지는 매일 현장에서 느끼시니까요.

그런데 거기에 들어가는 원가는 어떨까요? 매출은 나누어 보면서 원가는 한 덩어리로 묶어 두고 계시지는 않나요?

원가를 매출과 같은 칸으로 나누어 보면 뜻밖의 모습이 보이곤 합니다. 가장 많이 팔리는 상품이 가장 많이 남기는 상품은 아닐 수 있습니다. 할인이나 수수료가 조용히 이익을 덜어 가고 있을 수도 있고, 반대로 눈에 잘 띄지 않던 상품이 묵묵히 회사를 받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매출만 보면 모두 잘 크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원가를 옆에 놓아야 어디서 남고 어디서 덜 남는지가 보입니다.

둘, 매출 뒤에 있는 사람들

매출은 결국 고객이 만든 숫자입니다. 그래서 매출 한 줄을 조금 더 풀어 보면 이렇게 됩니다.

매출 = 고객 수 × 한 고객이 이용하는 횟수 × 한 번에 쓰는 금액

같은 매출 성장이라도 새 고객이 늘어서인지, 기존 고객이 더 자주 와서인지, 한 번에 더 많이 써서인지에 따라 뜻이 전혀 다릅니다. 고객이 우리 제품이나 서비스를 얼마나 자주 쓰는지, 다시 찾아오는 고객은 얼마나 되는지 따로 챙겨 보고 계신가요?

이 숫자들은 대개 장부 밖에 있습니다. 판매 기록, 예약 기록, 회원 정보에 흩어져 있어서 누군가 한 번 모아 주어야 비로소 보입니다.

셋, 재어 보면 보이기 시작합니다

흔히 피터 드러커의 말로 알려진 문장이 있습니다. "측정할 수 없으면 관리할 수 없다." 드러커가 정말 이렇게 말했는지는 의견이 갈리지만, 이 문장이 오래 사랑받는 데에는 이유가 있을 겁니다.

정확한 과거를 알면 미래를 그리기가 한결 수월해집니다. 그리고 과거를 정확히 알기 위해 하는 분석은 그 자체로 좋은 전략의 재료가 됩니다. 예를 들어 다시 찾아오는 고객의 비중이 줄고 있다는 것이 보이면, 그때 알림 메일이나 쿠폰으로 한 번 더 인사를 건넬 수 있습니다. 숫자가 없었다면 고객이 조용히 떠나는 것도 모른 채 지나갔을 겁니다.

미래를 그린다는 것

맞히는 것이 목적은 아닙니다

미래를 예상하는 일은 어렵습니다. 그리고 솔직히 말씀드리면, 꼭 맞힐 필요도 없습니다.

과거를 바탕으로 세운 가정, 이를테면 재이용률은 이 정도, 단가는 이 정도, 원가율은 이 정도라는 가정으로 미래를 한 장 그려 두면, 나중에 숫자가 빗나가더라도 어느 가정이 빗나갔는지 알 수 있습니다. 고객이 덜 왔는지, 덜 썼는지, 원가가 더 들었는지. 틀린 예상도 이렇게 배울 거리를 남깁니다. 아무 그림 없이 지나간 한 해는 그저 지나갈 뿐입니다.

같은 그림을 본다는 것

미래 예상이 가장 빛나는 자리는 회의실입니다. 미래의 모습을 한 장 펼쳐 놓고 경영진이 둘러앉으면, 전략을 세우고 합의된 결론을 내리기가 훨씬 쉬워집니다. 누군가는 내년 매출을 두 배로, 누군가는 이익 먼저를 떠올리고 있을 때, 같은 그림 위에서 이야기하면 그 차이가 드러나고 좁혀집니다.

서로 떠올리는 모습이 다른 채로 달리면, 조직은 애쓸수록 더 어수선해집니다. 목표 지점을 모른 채 주어진 일만 하다 보면 구성원들도 왜 이 일을 하는지 잃어버리기 쉽습니다. 반대로 모두가 같은 그림을 보고 있으면, 각자의 하루가 그 그림의 어디쯤을 채우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것만큼 힘이 되는 것도 드뭅니다.

그래서, 어디서부터 시작하면 좋을까

거창한 분석이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오늘 할 수 있는 작은 일이 하나 있습니다.

지난 열두 달 매출을 상품별로 나누어 보셨다면, 그 옆에 원가도 같은 칸으로 나누어 적어 보세요. 그리고 그 아래에 한 줄, 다시 찾아온 고객이 몇 분이었는지 적어 보세요. 그 세 줄이 내년을 그리는 첫 번째 밑그림이 됩니다.

미래는 갑자기 오지 않습니다. 과거에서 한 걸음씩 걸어옵니다. 그 발자국을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는 것, 그것이 미래를 그리는 가장 확실한 출발점입니다.


루위즈 — 연결결산 · FP&A 도구를 만듭니다. luwiz.co.kr · contact@luwiz.co.kr

다른 글 보기 →